작가 김훈의 수필 중에 '밥벌이의 지겨움'이라는 글이 있다. 밥벌이를 위해 신성해야 할 노동이 소외되는 한탄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창업한 이후에 갈수록 '돈'이 지겨워진다. 난 정말 창업가로서, 사업가로서 맞지 않는 사람인 것 같다. '돈돈돈' 하는 내가 싫어지고, 그런 생각을 계속해야 하는 것 자체가 지겹다. 어제 세무, 회계 교육을 받았다.(아마도 어제 교육이 돈에 대한 지겨움을 더욱 강화시킨 것 같다.) 법인세, 부가가치세, 원천세, 4대보험 등 협동조합 세무에 대한 필수적인 내용이었다. 듣고 있는 동안 너무 갑갑했다. 절세하기 위해서는 너무 많은 지식과 노력과 집중이 필요했다. 그냥 안하고 살고 싶지만, 내지 않아도 될 세금을 잘 모르면 무조건 내야 하는 상황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정부가 세금을..
직원들의 행복을 위해 만든 회사.내가 행복해지기 만든 회사. 도시를 떠나 시골에서 살겠다고 마음 먹은 사람이라면, 돈보다는 행복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사람일 거다. 물론 시골에서도 돈이 필요하지만, 돈으로 행복을 사겠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이라면 도시를 떠날 생각도 하지 않았을 거다. 로컬스토리는 직원협동조합이다. 직원들을 위해 존재하는 회사다. 직원들을 위한다는 말도 너무 포괄적이다. 직원들이 시골에서 행복하게 살기 위해 존재하는 회사가 로컬스토리였으면 좋겠다. 요즘 직원들이 행복해지는 것과(나를 포함해서) 기업의 생존가능성, 성장가능성을 두고 고민한다. 기업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해간다면 직원들도 행복해질 것이다. 문제는 지속가능한 성장이라는 목표 아래서 이뤄지는 과정도 과연 행복한가라는 문제다. 물론 완..
로컬스토리는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 가는 것 같다. 한 차례 폭풍이 몰아쳤지만 잘 버텼다. 폭풍이 지나간 이후 마음은 더 여유로워졌다. 하지만 폭풍은 한 차례로 그치진 않을 것이다. 이제는 내 삶을 바로 잡아야겠다. 그동안 로컬스토리 일에 매진한다는 핑계로 몸을 마음대로 썼다. 담배는 하루 한갑+반으로 늘었다. 이제는 술을 마시면 다음날 능률이 너무 떨어진다. 담배를 끊고 운동을 하고 살을 빼야 한다. 건강해져야 한다. 그래야 오래간다. 이 주문은 몇년째 외치고 있지만 잘 지켜지지 않는다. 머릿속에 또 하나의 과제가 있다. 내 이름으로 책을 내는 것이다. 글쓰기를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시간이 없다는 변명만 대고 있다. 지금 바로 실천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로컬스토리의 일도, 내 삶도 헛헛해질 것이다..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나에게 일할 에너지가 있다는 것이다. 열심히 일하려고 하는 에너지는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며칠 전만해도 만사가 귀찮은 슬럼프 상태였다. 지난 며칠을 되돌아 보면 이렇다. 혼자 고민만하다가 동료들과 오랜만에 술을 마시며 하고 싶은 이야기를 나눴다. 거기서 동료들의 신뢰를 확인했다. 동료들에 대한 믿음이 생겼다. 거기서 에너지가 나오는 것일까. 에너지의 근원은 모르겠지만, 슬럼프의 원인은 알겠다. 불안함이었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방식이 맞는지 의심이 들었다. 하고 싶지 않은 일을 끙끙대며 붙잡고 있는 것은 아닐까 불안했다. 동료들과의 대화를 통해 그 불안함을 걷어냈다. 아마도 그것이 지금 일하고자 하는 에너지의 근원까지는 아니지만 배경이 되지 않을까 생각..
한 동안 이 공간을 잊고 살았다. 추울 거라는 생각에 다락방에 올라올 엄두도 못 냈다. 춥지만 정신이 번쩍 든다. 요즘 어디서도 안정을 찾지 못했다. 창업을 준비하는 사무실에서도, 도서관에서도, 커피숍에서도, 새로 마련한 식탁에서도 집중하지 못했다. 오랜만에 다락방에 앉아 자판을 두드리고 있으니 마음이 편안해진다. 그래, 신문사를 그만두고 지난 1년간 불안감을 달래고 꿈을 키웠던 곳이다. 다락방은 내 꿈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동안 신나지 않았던 건, 꿈을 잊고 있어서 그랬던 거야.'라고 다락방이 알려줬다. 그래, 이럴려고 10년간 기자 생활을 때려 치운 게 아니다. 지역에서 새로운 미디어를 만들겠다는 꿈이 있었다. 그 꿈을 향해 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돈벌이에 집중하고 있는 나를 발견..
욕심은 무서웠다. 우리 팀에 맞지 않는 옷이라는 걸 알았지만, 기대 이상의 평가를 받으면서 욕심이 커졌다. 결국 그 욕심을 내려놓지 못해 실망감을 키웠다. 올해 5월부터 6개월간 진행된 2016소셜벤처경연대회. 처음에는 예선통과가 목표였다. '우리 창업 아이템과 맞는 대회일까' 의문도 들었지만, 예선 통과 후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 사전선발 대상만 되어도 되겠다는 생각에 시작했다. 경연대회 준비자체가 창업을 준비하는 과정과 동일했기 때문에 우리 팀에 필요한 시간이었다. 예선을 통과했다. 전국에 700여 개 창업아이디어 부문 참가 팀 중에 250여개 예선 통과 팀 명단에 이름이 올랐다. 강원.대전.충청 권역 32개팀 중에 2팀만 본선에 진출한다는 말을 듣고 사실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우리 ..
‘창업’이라는 단어는 가슴을 뛰게 합니다. 특히 사회문제를 해결하면서 경제가치를 만들어내는 ‘소셜벤처’라는 말은 정말 멋있어 보입니다. 하지만 소셜벤처 창업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창업 준비로 지치고 힘들 때,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소셜벤처 준비 팀과 이미 그 과정을 거쳐 실현하고 있는 선배들을 만나면 힘과 용기를 얻습니다. ‘나만 이런 고민하고 있는 게 아니었구나’라는 것을 느끼게 되죠. 그런 자리가 바로 지난 5~6일 이틀에 걸쳐 경기도 양평 블룸비스타에서 열린 ‘2016 소셜벤처 경연대회 멘토링 캠프’였습니다. 소셜벤처 권역대회를 거쳐 전국대회에 진출했거나 ‘사회적기업가 육성과정’에 사전 선발된 전국의 수십 개 팀이 모였습니다. 멘토링 캠프에 참가하기 전에 두 가지 고민에 빠져있었습니다. 아무리 ..
충남 사회적경제 청년활동가들이 지난 4-5일 청양군과 공주시 일대로 워크숍을 다녀왔습니다. 충남도는 올해 사회적경제 영역에서 취업과 창업을 준비하는 청년활동가를 뽑아 각 지역의 협력사업장에서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주고, 매달 활동비를 지원해주는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이번에 워크숍을 다녀온 청년활동가들은 1기인 셈이죠. 지난 4월에 일주일 간 사회적경제 기초 교육을 받을 때만 해도 서로 서먹서먹한 사이였습니다. 천안, 아산, 공주, 홍성, 당진, 서천 등 각 지역에서 활동하면서 서로 만날 기회가 많지는 않았습니다. 6월부터 충남도 청년공동체지원사업으로 3GO(먹고, 살고, 즐기고) 청년정책포럼을 함께 준비하면서도 간간이, 몇몇이 모였습니다. 이번 워크숍은 도내 각 지역에서 일하던 청년활동가 모두가 오..
돈을 내고 컨퍼런스에 참석하기는 처음이다. 최신 미디어, IT 동향을 알 수 있는 블로터 컨퍼런스는 꼭 한번 참석해보고 싶었지만 10만원이 넘는 참가비가 부담스러웠다. 그림의 떡이었다. 함께 창업을 준비하는 친구 익균이가 같이 가자고 처음 제안했을 때만해도 '돈 없어서 못 간다'고 했다. 익균이는 충남시민재단에서 후원받은 청년커뮤니티 지원비로 컨퍼런스 참가비를 내는 건 어떻겠냐고 했다. 고맙게도 컨퍼런스에 참석하지 못한 동료 수연 씨도 우리 팀의 지원비를 컨퍼런스 참가비에 쓰는데 동의해줬다. 이 동료들이 너무 고맙다. 미디어협동조합(로컬스토리)을 준비하면서 이번 컨퍼런스는 하나의 변곡점이 될 정도의 가치가 있었기 때문이다. 충남 홍성 촌놈 두 명이(익균이는 오늘도 어김없이 개량한복을 입고 왔다. 참 시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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