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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사회적경제 청년활동가들이 지난 4-5일 청양군과 공주시 일대로 워크숍을 다녀왔습니다.

 

충남도는 올해 사회적경제 영역에서 취업과 창업을 준비하는 청년활동가를 뽑아 각 지역의 협력사업장에서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주고, 매달 활동비를 지원해주는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이번에 워크숍을 다녀온 청년활동가들은 1기인 셈이죠. 지난 4월에 일주일 간 사회적경제 기초 교육을 받을 때만 해도 서로 서먹서먹한 사이였습니다. 천안, 아산, 공주, 홍성, 당진, 서천 등 각 지역에서 활동하면서 서로 만날 기회가 많지는 않았습니다.

 

6월부터 충남도 청년공동체지원사업으로 3GO(먹고, 살고, 즐기고) 청년정책포럼을 함께 준비하면서도 간간이, 몇몇이 모였습니다. 이번 워크숍은 도내 각 지역에서 일하던 청년활동가 모두가 오랜만에 한 자리에 모인 자리였습니다. 이제는 진짜 동기들처럼 많이 친해졌습니다.

 


청양읍내에 모여서 일정을 기다리고 있는데, 청양 토박이 출신 청년활동가가 이렇게 말하더군요.


“청양에서 젊은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모여 있는 건 대학 졸업하고 정말 오랜만인 것 같아요.”

 

인구 3만2000여 명의 작은 농촌 지역에서 청년들의 무리를 만나는 건 드문 일입니다. 청양 지천생태모임 복권승 대표님의 안내로 청양 원도심 곳곳을 둘러보는데, 10여 명의 청년들이 몰려다니는 것을 신기하게 보는 주민들도 있었습니다.

 

복 대표님은 청양 출신 토박이 청년활동가를 두고 ‘청양군의 천연기념물’이라고 했습니다. 그만큼 지역의 청년이 귀하다는 말이겠죠. 이 친구는 청양군 ‘청년’기념물이라는 별명을 얻게 됐습니다.

 


청양읍내가 한 눈에 보이는 산에 올라 복 대표님께 청양군의 흥망성쇠 역사 이야기를 듣고 50년대부터 현재 건물까지 모여 있는 청양 원도심을 둘러봤습니다. 옛 건물을 허물지 않고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것이 참으로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그만큼 청양군의 개발이 더디다는 이야기지만 말이죠. 이런 자원을 잘 활용하면 청양군만의 독특한 관광명소가 되지 않을까하는 기대도 했습니다.

 

청양읍 농가식당에서 점심을 해결한 청년활동가들은 청양군 칠갑산 기슭에 자리잡은 ‘알프스마을’로 이동했습니다. 알프스마을은 세계조롱박축제가 한창이었습니다. 더운 날씨에도 주차장은 거의 가득 찼더군요.



 


저녁 시간 알프스마을에서 일하는 주민들과 술자리를 가지며 마을기업을 운영하면서 고된 점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사회적경제 분야에서 일하는 청년들이 뭔가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은 없을까 고민해보는 자리였습니다.

 

알프스마을 숙소에서 상반기 활동을 되돌아보고 앞으로의 계획을 나눴습니다. 사회적경제 청년활동가의 고민 외에도 지역에 살고 있는 청년으로서 걱정과 계획, 꿈 등 진솔한 이야기가 오고 갔습니다.

 

여전히 불안하지만 청년활동가로 활동하면서 사회적경제 영역에서의 경험이 쌓이고, 생각은 더 깊어진 모습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시군이라는 활동범위를 벗어나 충남도 차원에서 좋은 청년들과 인연을 맺었다는 게 가장 큰 성과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좋은 친구들을 얻었으니, 지역사회에도 의미 있고 스스로도 재미있는 일을 함께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올해 처음 시작한 ‘사회적경제 청년활동가 사업’이 내년에는 더욱 알차게 진행되기 위해서는 무엇이 개선되어야 할까 고민을 나누며 어느새 밤이 깊어졌습니다.

 


다음날 아침, 숙소를 정리한 청년활동가들은 공주로 향했습니다. 사회적협동조합 ‘자연의 소리’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습니다. ‘자연의 소리’가 운영하는 자연쉽터 ‘숲속마루’ 앞에는 26일부터 시작되는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에 초청된 20여명의 외국 작가들로 북적였습니다. 외국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금강 자락에서 자연미술 개척한 고승현 한국자연미술가협회 운영위원장님은 ‘자연의 소리’가 설립된 배경을 설명해 주셨습니다. 청년들이 지역에서 자신만의 분야를 개척하기 위한 조언을 들으며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하는 시간이었습니다.

 

한국과 외국 작가들이 만든 자연미술 작품들을 둘러보고 공주읍성 아래에서 늦은 점심을 먹고 다들 각자의 지역으로 흩어졌습니다.

 

짧은 1박 2일 행사였지만,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 많이 가까워졌습니다. 이들 청년활동가들이 사회적경제 방식으로 스스로 살고 싶은 삶을 찾아갈 수 있을까요? 앞으로 펼쳐질 청년활동가들의 삶이 궁금하고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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